• 내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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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조회수
  • 2016.12.1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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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스러운 우리 아가 , 동백이에게

 

 

 

 

아가야 , 잘 지내고 있지 ? 엄마 , 아빠야 .

우리 동백이가 뱃속에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엄마 , 아빠는 참 많이도 울었어 . 그동안 작은 어려움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지나갔거든 .

결혼을 하고 동백이를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에 검진을 받으러 갔지 .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엄마 몸에는 예상치 못한 녀석이 있었어 . 신장결석이라고 작은 돌덩이가 엄마 몸에 있었던 거야 . 의사선생님은 추후 임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니 치료를 하자고 하셨어 . 그래서 6 개월간 치료가 시작됐지 . 신장결석을 치료와 함께 하루에 1.5 리터 패트병 2 병 분량을 물을 매일 마셔야 했고 , 줄넘기도 3,000 개씩 해 빨리 돌덩이를 소변으로 배출해야 했어 .

하루에 500ml 물도 잘 마시지 않았던 엄마는 엄청난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에 너무 고통스러웠어 . 입덧 때도 안 하던 헛구역질을 물을 마시면서 참 많이도 했지 . 그렇게 병원에서 6 개월간 치료를 받으며 동백이 볼 날만을 기다렸지 . 그런데 이게 무슨 신의 장난인지 . 자그마한 돌이 엄마 몸에서 요지부동 나오지 않는 거야 . 수술을 하기엔 부담스러웠던지라 돌을 쪼개내는 쇄석술로 치료를 받아왔는데 아무래도 자연배출을 좀 기다려보자는 의사선생님의 의견이 나왔어 . 결국 말끔한 치료를 하지 못한 채 동백이를 만나게 될 수밖에 없게 된 거지 . 임신을 하고 나서 신장결석으로 인해 고통이 찾아오면 약도 못 쓰고 고스란히 고통을 감내해야 했지만 그래도 엄마는 참을 수 있을 것 같았어 . 곧 동백이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. 그렇게 산부인과로 향했지 .

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. 이번에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어 . 바로 풍진 검사를 했는데 항체가 없어 주사를 맞게 된 거야 . 풍진 주사를 맞고는 6 개월 정도 아이를 가지면 안 된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거야 . - 엄마와 아빠는 참으로 속상했어 . 엄마 , 아빠가 무슨 잘못이라고 한 걸까 .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지 . 6 개월이라는 기다림의 시간이 참으로 더디고 힘들었어 .

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엄마는 생각이 많아졌어 . 혹시 이러다 안 좋은 일이 있는 건 아닐까 ,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 거지 . 좋은 생각만 해도 모자를 판에 나쁜 생각들이 밀려오기 시작했지 . 그 때 아빠가 고생 많았어 . 조금이라도 엄마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집안일도 많이 도와주고 여행도 함께 다녀오고 그렇게 6 개월의 시간이 흘렀어 .

이제는 정말 동백이를 만날 수 있겠구나 . 희망에 부풀어 있었지 . 그런데 세상살이 마음처럼 되지 않더라 . 노력과 달리 쉽지 않았던 거야 . 신장결석을 치료하며 또 풍진주사로 6 개월을 기다릴 때보다 더 큰 좌절감이 밀려왔어 .

병원을 다녀야 하나 , 한약이라도 지어 먹어야 하나 막 고민하고 망설이던 차에 거짓말처럼 동백이가 찾아왔어 . 배가 딱딱해지고 가슴이 아파 혹시나 하고 검사를 했는데 작은 생명체가 엄마 뱃속에 있었던 거지 . 동백이었어 . 엄마 , 아빠는 너무나 감사했어 . 행복했고 . 그리고 겸손해졌지 .

역으로 계산해보니 지난여름 부산 동백섬에 아빠랑 다녀온 여행이 우리 세 식구가 다녀온 생애 첫 여행이더라고 . 그래서 동백섬의 동백을 따 동백이 라는 태명을 지었어 . 마음이 드니 , 동백아 ?

이제 동백이를 만난 지 20 주가 넘어간다 . 엄마 , 아빠가 더 많이 노력하며 우리 동백이 기다릴게 . 건강하게만 만나자꾸나 . 철부지 엄마 , 아빠에게 소중한 것들을 보고 느끼게 해줘 고마워 .

동백이 덕분에 이번 크리스마스는 내 생애 가장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아 .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만들어준 동백아 , 또 고맙고 사랑한다 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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